알맹상점은 2018년 '쓰레기 대란'이 터졌을 때 쓰지 않은 장바구니를 모아 시장에서 대여하고 '용기 내' 알맹이만 사려고 노력하던 알맹이만 찾는 자(알짜)들의 모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알짜들은 망원시장의 카페엠에서 6개월 동안 무인 세제리필샵을 열고 마르쉐@혜화에서 리필 팝업숍을 운영하였습니다.
Q 2020년 6월 망원점을 오픈하고 작년 7월에는 서울역에 알맹상점 2호점 일회용 없는 카페인 리스테이션 문을 열었어요. 망원점 오픈 이후 2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체감하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이상하고 별난 운동이 보편화되었어요. 사회운동의 성공은 예외적인 기준이 보편적인 기준이 되고, 들리지 않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는 것에 있는데요. 처음에 상점을 열었을 때만 하더라도 리필스테이션이 별나고 예외적인 것, 그저 해외의 좋은 문화 정도의 느낌으로 다가갔다면 이제는 예외가 아닌 상식, 구체적인 대안으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리필이 재사용의 기준이 되어가는 거죠. ‘대형마트에서도 해야지 왜 안해?’, ‘해보니까 해볼 만한데?’라는 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로 좋은 세상의 기준이 바뀌고 있어요. 일상화가 2년 만에 쉽게 된 것 같아요.
Q 일상화가 비교적 쉽게 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쓰레기 운동은 탄소저감을 위한 많은 실천과 제도적 변화 중에서도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주제예요. 사소하고 쉬운데 효과에 대한 재미가 느껴지거든요. 마냥 자제하고 절제하고 그만하자는 차원을 넘어 다른 방법을 제안하니까요. 사람들 생활에서 물성화된 게 플라스틱이잖아요. 탄소를 배출해 만들어지는 석유화학 제품이고 생활용품이 많다 보니 손에 잡혀요. 그래서 파고들 구석이 많아요. ‘쓰지마’가 아니라 ‘필요하지? 그럼 이거 써 봐’가 되거든요. 생필품을 대체할 것을 제안하니까 한 마디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죠. 기후위기운동에서 ‘자원순환이 에너지를 다 잡아먹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효능감을 느끼기 쉬워요. 새로운 차원으로의 소비와 연결된다는 면에서 물건으로 다가가는 운동만큼 쉬운 게 없어요. 그런데 이게 또 양날의 검이에요. 그것 때문에 한계가 있거든요.
출처 : 그린포스트코리아(http://www.greenpostkorea.co.kr)
Q 환경문제에 있어서는 특히 정책이 중요합니다. 기업도 법적인 가이드라인을 따라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지방선거에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환경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탄소세나 플라스틱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100%는 아니더라도 규제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유럽처럼 재생원료 사용의무화에도 속도를 내야죠. 결국 환경은 경제와 떨어질 수 없습니다. 경제의 일부로 환경이 비용을 발생시키고 돈을 벌게 만들어야 환경이 사회의 주류가 되는 것 같아요. 환경을 경제에 편입시킨다는 게 뭘까요. 지금은 재생 플라스틱이 신제 플라스틱의 30% 이상 비싸요. 규제가 없으면 누가 재생을 쓰겠어요. 그러니까 플라스틱세나 탄소세를 도입해서 강제로라도 이득을 보는 행동이 되게 만들어야 하죠.
리필 가게를 이용하거나 종이영수증을 쓰면 포인트를 제공하는 탄소중립 실천포인트제도 제도적 장치 중 하나예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행동을 통합해서 기후위기에 전 사회가 전시에 준하는 것처럼 체계를 짜야 합니다. 산업체계를 개편하고 로드맵을 짜려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부서가 산자부나 기재부와 맞먹는 위상과 힘을 가져야 해요. 앞으로 10년간 선도적으로 대응을 못 해내면 경제도 무너집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등 고탄소 석유화학 사업으로 먹고 살고 있는 국가인데 고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체계를 저탄소로 돌리는 데 굉장한 고통을 요구할 거예요. 이 전환이 힘든 만큼 지금부터 대대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022/02/07
이토록 많은 말들을 이끌어주시고 성실하게 기록 정리해주신 곽은영 기자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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