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오늘 유리병재사용시민연대 활동으로 LG생활건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코카콜라의 재사용 음료병 적극 확대를 위해서죠.
LG생활건강이랑 코카콜라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
국내 코카콜라의 생산과 유통을 맡고 있는 곳이 바로 LG생활건강입니다.
글로벌 코카콜라는 재사용 목표를 수립했으나, 한국 코카콜라는 유리병의 재사용 목표를 세우기는커녕 식당 등 접객업소에 캔 콜라 비치를 권유하는 홍보물을 돌렸습니다. (부들부들)
코카콜라가 배포한 캔 콜라 영업 홍보물. 병 콜라 대신 캔 콜라를 선택하게끔 유도하는 내용.
캔 콜라, 페트 콜라 모두 재사용할 수 없는 일회용 포장재입니다.
우리는 이제 재활용에서 벗어나 재사용을 통해 탄소중립 및 탈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에 빠르게 다가서야 합니다.
기자회견 발언문 모음
1. 유리병은 재사용되어야 한다 :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며칠 전 장례식장에 갔던 지인이 사진 한 장을 보내줬습니다. 페트병 소주가 테이블에 놓여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소주는 유리병이라는 관념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소주회사들이 페트병 소주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유리병 소주가 사라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년 전에는 페트병 맥주가 등장해서 전 세계 최초로 본격적으로 페트병 맥주를 마시는 나라기 되었습니다. 그전에 이미 음료는 재사용 유리병 제품이 마트에서 사라졌습니다.
앞으로 음식점에서나 유리병 소주나 맥주를 마시게 될 것 같습니다. 음식점에서도 유리병 음료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페트병이 득세하는 거대한 퇴행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환경부도 재활용에만 열을 올릴 뿐 재사용에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이게 정상입니까?
플라스틱을 줄이겠다고 말만 할 뿐 플라스틱이 늘어나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뿐입니다.
멸종위기종 재사용 유리병을 살리기 위한 조치를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환경부는 일회용 페트병과 캔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재사용 의무비율 제도도 도입하되 재사용 용기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크게 줘야 합니다. 생산자는 음식점부터 재사용 유리병 사용을 늘릴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멸종위기종 재사용 유리병을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살려야 합니다.
2.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쟁점, 재사용 :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
안녕하세요.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 활동가입니다.
저는 어제저녁에 오랜만에 캐리어를 꺼냈습니다. 바로 다가오는 금요일에 캐나다 출장을 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다음 주 4월 23일부터는 캐나다 오타와에서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만들기 위한 네 번째 회의가 진행됩니다.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플라스틱의 생애 전 주기를 다루며, 법으로 구속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에 큰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은 연간 생산 규모 세계 4위의 석유화학산업 생산국임에도 이번 협약에 있어 플라스틱 오염의 해결책으로 열분해와 같은 재활용 산업 및 대체재 개발에만 집중하고, 생산감축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재활용되면 좋은 것 아니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재활용은 우리에게 계속 소비해도 괜찮다는 프레임을 씌웁니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계속 재활용될 테니 계속 소비하라고 속삭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플라스틱은 설계부터가 유해한 물질이라는 것입니다. 99%의 플라스틱이 석유로부터 추출되고, 수천 가지의 첨가제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재활용이 잘 된다고 하더라도 플라스틱이 유해한 물질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에 잠기고 있다면 바로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를 잠그듯이 바로 플라스틱 생산, 소비를 멈춰야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방법 중 하나로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이 바로 재사용입니다.
이 재사용이 오늘 우리가 나온 이유입니다. 생산과 소비를 멈추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품을 계속 반복해서 다시 사용하는 ‘재사용’을 해야 합니다.
코카콜라는 우리나라의 빈용기보증금제를 언급하며 우리 식당 음료병을 통해 재사용 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소주, 맥주병에 이어 음료 유리병도 보증금을 부여해 반납하면 돈을 받을 수 있고, 이 시스템을 통해 재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 음료 유리병은 소주와 맥주에 가려져 사라지고, 다 캔과 페트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서울에 있는 식당 대부분에서는 코카콜라 음료병은 발견할 수 없습니다. 빈용기보증금제를 통해 재사용되는 유리병은 일회용 플라스틱, 캔, 종이 포장재 중 탄소배출량이 가장 낮고,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용기입니다.
그렇기에 코카콜라와 코카콜라 용기를 가공하고 유통하고 있는 LG생활건강에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코카콜라는 분당 20만 병을 판매하는, 전 세계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유통하는 기업입니다. 그러니 그 수많은 유해한 플라스틱에 오염자로서 책임을 느낀다면 우리나라에서 잘하고 있다는 재사용 음료병을 더 확대해기 위해 적극 나서 주시 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3. 재사용 해외 동향 : 손세라 Reloop 연구원
안녕하세요. 국제 자원순환 연구소 Reloop(리루프)의 손세라 활동가입니다.
국제사회는 이미 재활용보다 재사용을 우선순위에 두는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독일에서 2019년 발효된 포장재법에서는 2022년까지 모든 음료 용기에 대해 70% 재사용 목표를 규정하고 있으며, 코카콜라는 독일에서 음료수병 재사용 인프라에 4천만 유로 이상, 한화로 560억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금년부터, 호텔, 레스토랑, 카페에서 식기 및 포장재 일체 재사용을 의무화하였습니다. 이에, 코카콜라는 환타, 스프라이트, 미닛메이드, 퓨즈티, 트로피코 음료 제품의 병 모양을 통일하면서까지 재사용 효율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반대입니다. 원래 기본값이었던 업소용 유리병마저 사라지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식당에 가서 음료수를 시키면, 콜라, 사이다, 환타가 재사용 유리병에 나오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북극곰이 콜라를 마시던 그 유명한 TV 광고에서 북극곰은 페트병이 아닌 유리병 콜라를 마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식당에서도, 유리병 음료수가 희귀해졌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리병 콜라를 파는 곳을 수소문하는 글이 올라올 정도입니다.
레트로가 트렌드를 넘어 문화가 되었습니다.
소비자도 지구도 유리병 콜라를 원합니다.
4. 국내 음료병 재사용 사례 : 최수환 소우주 대표
안녕하세요. 소우주 대표 최수환입니다.
소우주는 PET생수를 대체하기 위해 재사용할 수 있는 유리병에 물을 담아 팔고 있습니다. 국내 먹는 물은 99.9%가 PET병에 담겨 유통됩니다. 최근 종이팩 제품이 나왔지만 둘의 공통점은 1회용이며, 결국 플라스틱 용기라는 점입니다. 미세플라스틱,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습니다. 소우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사용할 수 있는 유리병에 물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사용한 유리병은 회수해 세척한 후 재사용합니다. 저희 첫 제품은 소주병으로 만들었습니다. 소주병은 정부가 지정한 표준용기 이면서 대한민국 10개 소주회사가 재사용하는 병이기 때문입니다. 재사용률이 95% 이상 되는 순환경제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입니다. 2009년,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하는 정부의 기조아래 소주 공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순환경제가 기후위기를 타계할 경제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매우 성공적인 순환경제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모델이 널리 널리 전파되어 나가길 소망합니다. 페트 생수병이 재사용 유리병으로 대체되고, 이 병이 코카콜라와 같은 음료회사와 공유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소우주가 첫 제품을 내놓은 지 이제 4개월 남짓 지났습니다. 열심히 실험을 하고 있지만 회수가 가장 어려운 숙제입니다. 거리 곳곳에, 대형 마트 곳곳에 쉽게 유리병을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많은 음료회사들이 공용으로 쓸 수 있는 표준 유리 용기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당장의 경제적 이익보다 우리의 건강, 깨끗한 환경, 기후위기를 막을 수 대안에 투자해 주십시오. 소우주의 작은 발걸음도 함께 하겠습니다.
5. 국내 식품병 재사용 시스템 사례 : 최혜영 한살림연합 환경활동회의 의장
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은 6가지 규격의 유리병을 재사용병으로 지정하여 70여 품목의 물품을 재사용병에 담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병들은 전국에 있는 한살림 매장과 온라인 배송 시스템을 통해 회수되고, 한살림이 운영하고 있는 세척공장을 거쳐 다시 포장재로 사용됩니다. 이러한 병재사용 시스템은 실현 가능한 것이며, 조합원들 또한 가치 소비의 측면에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이러한 가치 소비의 핵심은 기후위기대응과 플라스틱 오염 방지와 같은 환경적 가치입니다.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유리병을 파쇄하고 녹여 재활용하는 것은 유리병을 세척해서 재사용하는 것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14배 정도의 영향을 더 준다고 합니다. 유리병은 재활용이 아니라 재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유리병은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집니다. 재사용하기 위해 가볍고 내구성을 강하게 만들려면 설비투자가 필요하고 비용이 증가하는데 국내 식품기업들이 이런 병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사용하고 있는 소주병도 그저 두껍고 무겁게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플라스틱 오염위기의 시대인 오늘날 상품시장에서 다회용기를 보편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회용기 중에서도 유리병은 식품에 적용하기 좋은 용기입니다. 주류와 음료 등에 이미 재사용병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물론이거니와 한살림처럼 규모는 작지만 유리병을 재사용하고 있는 생협, 또 아직 다회용기를 적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환경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내구성이 강하고 가벼워 재사용이 용이한 유리병에 대한 수요를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유리병 재사용이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이미 선도적으로 재사용병을 쓰고 있는 기업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재사용병 적용 품목을 확대하고 다른 기업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유리병을 재사용하는 순환경제사업은 기업들에게만 맡겨서는 실현되기가 어렵습니다. 내구성이 강하고 가벼운 유리병 생산에 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고, 병을 회수할 수 있는 거점을 전국적으로 마련해야 하며, 병을 세척하고 검수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표준 규격 제시와 마련도 필요합니다. 정부는 병 재사용을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방관할 것이 아니라 자원순환의 주요 정책 중 하나로 다회용기의 확대를 채택하고 유리병을 재사용하기 위한 사회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현재 한살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병 재사용 시스템은 지속가능한 소비 사회를 향한 모색입니다. 결과뿐만 아니라, 병 재사용과 가치소비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소비자분들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요구가 사회 전반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 절실합니다. 이미 한국에서는 소주병과 맥주병을 대상으로 한 빈용기보증금 제도가 성공적인 선례로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고 순환경제사회로 가기 위해 대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합니다.
기자회견 보도자료
https://seoulkfem.or.kr/newsroom/?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9803327&t=board
현장 라이브 방송 영상
라이브 방송
https://www.instagram.com/reel/C52cjCtpkBq/?utm_source=ig_web_copy_link
기자회견 사진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LQ7kfMUpPzBfAC7-Mbp7ULj0ft-VvWgE
언론보도 모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41715010001001?did=NA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417524330?OutUrl=naver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40417050734
https://www.sedaily.com/NewsView/2D7Y4Z2Q9X
https://www.ohmynews.com/NWS_Web/OhmyPhoto/annual/2024_at_pg.aspx?CNTN_CD=A0003022160&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https://www.newsis.com/view/?id=NISI20240417_0020308617
기자회견 일시 : 2024. 04. 17. 수요일 오전 11시 30분 LG생활건강 본사 앞
저희는 오늘 유리병재사용시민연대 활동으로 LG생활건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코카콜라의 재사용 음료병 적극 확대를 위해서죠.
LG생활건강이랑 코카콜라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
국내 코카콜라의 생산과 유통을 맡고 있는 곳이 바로 LG생활건강입니다.
글로벌 코카콜라는 재사용 목표를 수립했으나, 한국 코카콜라는 유리병의 재사용 목표를 세우기는커녕 식당 등 접객업소에 캔 콜라 비치를 권유하는 홍보물을 돌렸습니다. (부들부들)
코카콜라가 배포한 캔 콜라 영업 홍보물. 병 콜라 대신 캔 콜라를 선택하게끔 유도하는 내용.
캔 콜라, 페트 콜라 모두 재사용할 수 없는 일회용 포장재입니다.
우리는 이제 재활용에서 벗어나 재사용을 통해 탄소중립 및 탈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에 빠르게 다가서야 합니다.
기자회견 발언문 모음
1. 유리병은 재사용되어야 한다 :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며칠 전 장례식장에 갔던 지인이 사진 한 장을 보내줬습니다. 페트병 소주가 테이블에 놓여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소주는 유리병이라는 관념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소주회사들이 페트병 소주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유리병 소주가 사라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년 전에는 페트병 맥주가 등장해서 전 세계 최초로 본격적으로 페트병 맥주를 마시는 나라기 되었습니다. 그전에 이미 음료는 재사용 유리병 제품이 마트에서 사라졌습니다.
앞으로 음식점에서나 유리병 소주나 맥주를 마시게 될 것 같습니다. 음식점에서도 유리병 음료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페트병이 득세하는 거대한 퇴행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환경부도 재활용에만 열을 올릴 뿐 재사용에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이게 정상입니까?
플라스틱을 줄이겠다고 말만 할 뿐 플라스틱이 늘어나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뿐입니다.
멸종위기종 재사용 유리병을 살리기 위한 조치를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환경부는 일회용 페트병과 캔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재사용 의무비율 제도도 도입하되 재사용 용기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크게 줘야 합니다. 생산자는 음식점부터 재사용 유리병 사용을 늘릴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멸종위기종 재사용 유리병을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살려야 합니다.
2.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쟁점, 재사용 :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
안녕하세요.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 활동가입니다.
저는 어제저녁에 오랜만에 캐리어를 꺼냈습니다. 바로 다가오는 금요일에 캐나다 출장을 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다음 주 4월 23일부터는 캐나다 오타와에서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만들기 위한 네 번째 회의가 진행됩니다.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플라스틱의 생애 전 주기를 다루며, 법으로 구속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에 큰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은 연간 생산 규모 세계 4위의 석유화학산업 생산국임에도 이번 협약에 있어 플라스틱 오염의 해결책으로 열분해와 같은 재활용 산업 및 대체재 개발에만 집중하고, 생산감축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재활용되면 좋은 것 아니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재활용은 우리에게 계속 소비해도 괜찮다는 프레임을 씌웁니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계속 재활용될 테니 계속 소비하라고 속삭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플라스틱은 설계부터가 유해한 물질이라는 것입니다. 99%의 플라스틱이 석유로부터 추출되고, 수천 가지의 첨가제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재활용이 잘 된다고 하더라도 플라스틱이 유해한 물질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에 잠기고 있다면 바로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를 잠그듯이 바로 플라스틱 생산, 소비를 멈춰야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방법 중 하나로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이 바로 재사용입니다.
이 재사용이 오늘 우리가 나온 이유입니다. 생산과 소비를 멈추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품을 계속 반복해서 다시 사용하는 ‘재사용’을 해야 합니다.
코카콜라는 우리나라의 빈용기보증금제를 언급하며 우리 식당 음료병을 통해 재사용 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소주, 맥주병에 이어 음료 유리병도 보증금을 부여해 반납하면 돈을 받을 수 있고, 이 시스템을 통해 재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 음료 유리병은 소주와 맥주에 가려져 사라지고, 다 캔과 페트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서울에 있는 식당 대부분에서는 코카콜라 음료병은 발견할 수 없습니다. 빈용기보증금제를 통해 재사용되는 유리병은 일회용 플라스틱, 캔, 종이 포장재 중 탄소배출량이 가장 낮고,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용기입니다.
그렇기에 코카콜라와 코카콜라 용기를 가공하고 유통하고 있는 LG생활건강에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코카콜라는 분당 20만 병을 판매하는, 전 세계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유통하는 기업입니다. 그러니 그 수많은 유해한 플라스틱에 오염자로서 책임을 느낀다면 우리나라에서 잘하고 있다는 재사용 음료병을 더 확대해기 위해 적극 나서 주시 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3. 재사용 해외 동향 : 손세라 Reloop 연구원
안녕하세요. 국제 자원순환 연구소 Reloop(리루프)의 손세라 활동가입니다.
국제사회는 이미 재활용보다 재사용을 우선순위에 두는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독일에서 2019년 발효된 포장재법에서는 2022년까지 모든 음료 용기에 대해 70% 재사용 목표를 규정하고 있으며, 코카콜라는 독일에서 음료수병 재사용 인프라에 4천만 유로 이상, 한화로 560억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금년부터, 호텔, 레스토랑, 카페에서 식기 및 포장재 일체 재사용을 의무화하였습니다. 이에, 코카콜라는 환타, 스프라이트, 미닛메이드, 퓨즈티, 트로피코 음료 제품의 병 모양을 통일하면서까지 재사용 효율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반대입니다. 원래 기본값이었던 업소용 유리병마저 사라지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식당에 가서 음료수를 시키면, 콜라, 사이다, 환타가 재사용 유리병에 나오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북극곰이 콜라를 마시던 그 유명한 TV 광고에서 북극곰은 페트병이 아닌 유리병 콜라를 마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식당에서도, 유리병 음료수가 희귀해졌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리병 콜라를 파는 곳을 수소문하는 글이 올라올 정도입니다.
레트로가 트렌드를 넘어 문화가 되었습니다.
소비자도 지구도 유리병 콜라를 원합니다.
4. 국내 음료병 재사용 사례 : 최수환 소우주 대표
안녕하세요. 소우주 대표 최수환입니다.
소우주는 PET생수를 대체하기 위해 재사용할 수 있는 유리병에 물을 담아 팔고 있습니다. 국내 먹는 물은 99.9%가 PET병에 담겨 유통됩니다. 최근 종이팩 제품이 나왔지만 둘의 공통점은 1회용이며, 결국 플라스틱 용기라는 점입니다. 미세플라스틱,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습니다. 소우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사용할 수 있는 유리병에 물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사용한 유리병은 회수해 세척한 후 재사용합니다. 저희 첫 제품은 소주병으로 만들었습니다. 소주병은 정부가 지정한 표준용기 이면서 대한민국 10개 소주회사가 재사용하는 병이기 때문입니다. 재사용률이 95% 이상 되는 순환경제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입니다. 2009년,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하는 정부의 기조아래 소주 공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순환경제가 기후위기를 타계할 경제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매우 성공적인 순환경제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모델이 널리 널리 전파되어 나가길 소망합니다. 페트 생수병이 재사용 유리병으로 대체되고, 이 병이 코카콜라와 같은 음료회사와 공유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소우주가 첫 제품을 내놓은 지 이제 4개월 남짓 지났습니다. 열심히 실험을 하고 있지만 회수가 가장 어려운 숙제입니다. 거리 곳곳에, 대형 마트 곳곳에 쉽게 유리병을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많은 음료회사들이 공용으로 쓸 수 있는 표준 유리 용기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당장의 경제적 이익보다 우리의 건강, 깨끗한 환경, 기후위기를 막을 수 대안에 투자해 주십시오. 소우주의 작은 발걸음도 함께 하겠습니다.
5. 국내 식품병 재사용 시스템 사례 : 최혜영 한살림연합 환경활동회의 의장
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은 6가지 규격의 유리병을 재사용병으로 지정하여 70여 품목의 물품을 재사용병에 담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병들은 전국에 있는 한살림 매장과 온라인 배송 시스템을 통해 회수되고, 한살림이 운영하고 있는 세척공장을 거쳐 다시 포장재로 사용됩니다. 이러한 병재사용 시스템은 실현 가능한 것이며, 조합원들 또한 가치 소비의 측면에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이러한 가치 소비의 핵심은 기후위기대응과 플라스틱 오염 방지와 같은 환경적 가치입니다.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유리병을 파쇄하고 녹여 재활용하는 것은 유리병을 세척해서 재사용하는 것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14배 정도의 영향을 더 준다고 합니다. 유리병은 재활용이 아니라 재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유리병은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집니다. 재사용하기 위해 가볍고 내구성을 강하게 만들려면 설비투자가 필요하고 비용이 증가하는데 국내 식품기업들이 이런 병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사용하고 있는 소주병도 그저 두껍고 무겁게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플라스틱 오염위기의 시대인 오늘날 상품시장에서 다회용기를 보편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회용기 중에서도 유리병은 식품에 적용하기 좋은 용기입니다. 주류와 음료 등에 이미 재사용병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물론이거니와 한살림처럼 규모는 작지만 유리병을 재사용하고 있는 생협, 또 아직 다회용기를 적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환경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내구성이 강하고 가벼워 재사용이 용이한 유리병에 대한 수요를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유리병 재사용이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이미 선도적으로 재사용병을 쓰고 있는 기업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재사용병 적용 품목을 확대하고 다른 기업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유리병을 재사용하는 순환경제사업은 기업들에게만 맡겨서는 실현되기가 어렵습니다. 내구성이 강하고 가벼운 유리병 생산에 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고, 병을 회수할 수 있는 거점을 전국적으로 마련해야 하며, 병을 세척하고 검수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표준 규격 제시와 마련도 필요합니다. 정부는 병 재사용을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방관할 것이 아니라 자원순환의 주요 정책 중 하나로 다회용기의 확대를 채택하고 유리병을 재사용하기 위한 사회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현재 한살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병 재사용 시스템은 지속가능한 소비 사회를 향한 모색입니다. 결과뿐만 아니라, 병 재사용과 가치소비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소비자분들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요구가 사회 전반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 절실합니다. 이미 한국에서는 소주병과 맥주병을 대상으로 한 빈용기보증금 제도가 성공적인 선례로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고 순환경제사회로 가기 위해 대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합니다.
기자회견 보도자료
https://seoulkfem.or.kr/newsroom/?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9803327&t=board
현장 라이브 방송 영상
라이브 방송
https://www.instagram.com/reel/C52cjCtpkBq/?utm_source=ig_web_copy_link
기자회견 사진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LQ7kfMUpPzBfAC7-Mbp7ULj0ft-VvWgE
언론보도 모음
[한국일보] “멸종위기종 된 유리병 콜라 지켜줘” 북극곰의 호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41715010001001?did=NA
[세계일보] “코카콜라 북극곰 광고는 유리병, 팔 때는 페트병…소비자 ‘기만’” 시민연대, 병음료 확대 촉구 [김기자의 현장+]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417524330?OutUrl=naver
[헤럴드경제] “오랜만이다, 기념으로 찰칵!” 요즘 귀해진 유리병 콜라…이게 친환경이라고? [지구, 뭐래?]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40417050734
[서울경제] “재사용병 콜라 주세요” 북극곰이 시위 나선 이유
https://www.sedaily.com/NewsView/2D7Y4Z2Q9X
[오마이포토] 북극곰도 좋아하는 ‘재사용병’ 음료 주세요
https://www.ohmynews.com/NWS_Web/OhmyPhoto/annual/2024_at_pg.aspx?CNTN_CD=A0003022160&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뉴시스] ‘북극곰도 원하는 환경’
https://www.newsis.com/view/?id=NISI20240417_0020308617